배우자채무이혼 내가 진 빚이 아니라면?
"결혼하고 보니 제게 말하지 않았던 배우자의 빚이 너무 많은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하죠?"
"혼인생활 중에 저와 상의하지 않고 마음대로 채무를 발행한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혼 사유가 되나요? 재산분할은 어떻게 해야 하죠?"
부부로 살다 보면 여러 위기가 찾아오고,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그 관계의 유지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들도 생길 수 있습니다.
서로 노력하여 상황을 개선시키고 서로에 대해 더욱 굳건한 신뢰를 형성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이런 이상적인 일은 자주 생기지 않는데요.
특히나 경제적인 문제는 부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는 합니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지만 돈이 없으면 더욱 쉽게 불행해진다는 말이 있듯 말이죠.
실제로 배우자의 숨겨져 있던 빚을 알게 된 이후에 배우자채무이혼을 진행하고자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재산분할에 대해 꽤나 큰 걱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과연 나 몰래 발행한 배우자의 빚 또는 이미 존재했던 빚을 내가 변제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요?
첫째, 혼인 전부터 있던 채무
배우자채무이혼을 고려하시는 분들이 재산분할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표현하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부부가 재산을 분할할 때에는 적극재산 즉, 부동산이나 동산과 같은 것만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소극재산(대출 등)도 나누어 갖게 되기 때문이지요.
물론 채무를 분할하는 것이 재산분할과 같이 기여도를 산정하는 것처럼 명확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의 판단이 참 중요한 시점인데요.
먼저, 배우자가 혼인 전에 발행시킨 채무가 있는 경우에는 특유재산의 개념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부부가 재산분할을 할 때에는 공동재산을 대상으로 두게 됩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특유재산이 대상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특유재산이란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성립되기 이전에 이미 일방이 소유하고 있던 것 또는 결혼생활을 하던 중에 형성되었다고 할지라도 상속, 증여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원칙적으로 분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법원의 태도이며 배우자채무이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실질적인 혼인관계를 맺기 이전에 일방이 발행한 채무는 특유재산 중에서 소극재산으로 분류해야 할 것이고, 이에 따라 상대 배우자는 이를 변제할 의무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다만 배우자채무이혼이라는 것은 꽤나 특수한 상황이기도 하고,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에 발생할지도 모를 변수에 대해서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결혼 전에 대출을 실행하여 부동산을 매입하였고, 그것이 부부의 거주지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배우자가 혼인생활이 시작되기 이전에 대출을 발행하였기 때문에 특유재산(소극재산)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부부가 해당 부동산에 거주하였기 때문에 개인적인 목적으로 발행한 재산이라고 보기에는 애매모호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발행한 빚을 모두 배우자의 몫으로 두되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도 포기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공동 목적으로 발행된 빚을 청산한 뒤에 배우자 명의의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재산분할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태도이기 때문이죠.
반면 채무에 대해서 부담하되 부동산에 대한 권리도 일부 취득하는 방법도 존재할 것입니다.
공동 목적으로 발행된 채무인 만큼 부부 양 쪽이 모두 이를 변제하는 데에 의무를 지되 부동산을 공동재산으로 인정하여 소유권을 분할하는 것이죠.
물론 이 모든 것은 가정일 뿐, 실제 배우자채무이혼 과정에서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본인의 상황을 판단하셔서는 안 됩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이전에 법률 대리인과 한 차례 이상 논의하여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찾아내실 것을 권해드리겠습니다.
둘째, 결혼생활 중에 발행된 채무
사실 혼인 이전에 일방이 지고 있던 빚이 드러나 배우자채무이혼에 이르게 되는 경우보다는 혼인생활을 하던 중에 배우자가 대출을 실행시켜 이혼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에도 모든 것을 배우자의 탓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요.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A씨가 본인의 수입만으로는 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대출을 실행시켰고, 이를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로 지출하였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런 경우 채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상대 배우자인 B씨가 A씨에게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상식상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즉, 가족 공동의 목표를 위해 발행한 채무는 이혼귀책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그 상대방에 대해 배우자채무이혼 청구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배우자와 전혀 상의하지 않은 채 빚을 졌고, 그것이 본인의 도박 등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생된 때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채무가 가족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발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상대 배우자가 함께 변제해야 할 의무를 져야 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 부부는 서로를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목적으로 채무를 발행하여 상대 배우자 및 가족에게 경제적 타격을 심각하게 입힌 상황이라면 이혼사유로 인정이 된다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말씀드렸다시피 공동 목적으로 발생한 빚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 배우자가 변제의 의무를 져야 할 이유가 없고, 재산분할 과정에서 이 점이 참작될 수 있겠습니다.
정리해보면 배우자가 도박 등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1억 원의 대출을 실행하였고, 부부의 공동 재산이 부동산 1채인 경우라면 소극 재산인 대출 1억 원은 제외하고 부동산 1채에 대한 재산분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다만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배우자채무이혼 과정에서는 변수가 다양한 지점에서 드러나기도 하고, 소극재산의 분할이 적극재산 분할과 별개로 진행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따라서 섣불리 소송을 제기하실 것이 아니라 법률가와 충분히 상의하신 뒤에 결과를 예측해보시고, 그 후에 사건을 진행해보시기 바랍니다.
보통의 재산분할의 경우에는 손해를 본다는 것이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다 얻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은 경우와 같은 때에는 손해의 수준이 위의 경우보다 현저히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나 몰래 가지고 있던 채무에 대해 인지하셨을 경우에는 이혼사건을 다수 수행하였고, 좋은 결과를 도출해냈던 법률 대리인과 함께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